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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저 약동하는 눈부신 몸매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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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고도 아름답게, 황토빛 언덕을 날아내려오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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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낭창낭창한 허리와 잘 빠진 롱다리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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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몸의 표정이 그야말로 예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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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그래 내게로 달려와 베이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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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good good good!

정말이지...

Posted by 깃쇼

   부모세대 동인질 하는 주제에 저런 물건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반성의 뜻으로 해석해 봤습니다. 떡밥을 던져주신 테르님이 보우하사 제대로 된 번역이기를. 낙찰액인 5천 만원에 번역료까지
얹어 팔아볼까 했으나(으하하) 사회 공헌하는 셈 치고 블로그에 올립니다. 단락 띄우기 같은 것은 인터넷상의 원문 그대로입니다만 오리지널인지는 모르겠군요.
 
   통상대로라면 무단 번역이므로 작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야 하건만, 왠지 농락당하는 기분이 앞서서 생략.... T_T

롤링에게 낚여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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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깃쇼

- 본 포스팅은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 2007)'에 대한 미리니름을 함유하고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K : 뭐야, 왜 또 우리야??

F : 덕후질도 제대로 못 하는 판에 또 이 딴죽쟁이랑....(툴툴툴)

K : 제목을 보아하니,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 2007. 이하 '마법')'을 필두로 디즌디즌할 네 녀석을 잘 감시하라고 파견한 모양이구만.

F : 누가 디즌디즌한다고 그래!

K : 중학교 때까지 디즈니산 애니 열심히 보러 다녔잖아. 디즈니 고전 애니 DVD 세트도 쟁여놓은 주제에.

F : 싸니까 샀지! 어쨌든 '백설공주'는 애니메이션의 고전이니 문화사를 공부하려는 사람으로서는 필견해야 할 작품이라고. 대공황 시기의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는 역사적 의의를 상기하면서 백설 공주 및 일곱 난쟁이들의 캐릭터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보수적 이데올로기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을 뿐더러 애니메이션이라는 기법의 잠재력을 명확하게 증명하여 이후의 디즈니 작품들은 물론이요 수많은 애니메이션에 거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자신의 시선을 통하여 직접 확인함으로써 특히 세계화 이후 제작되는 각국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임의적 해석을 미리~~

K : ....닥치고 본론.

F : ....죄송합니다.

K : 하긴, 네가 이런 인간이 아니었으면 '마법'을 그만큼 즐길 수 없었을 테지. 디즈니가 자기네 귀한
    공주님들 보쌈해다가 흠투성이 아가씨로 만들어버린 슈* 같은 작품들에 빠득빠득 이를 갈고 있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설마 동창회를 소집해서 자기 패러디를 할 줄은 몰랐어.

F : 내가 보기엔 그 중에서도 인어공주의 '주인공'인 에리얼을 가장 닮은 것 같더라.

K : 그렇지? 숲속 동물들과 노래로 소통하는 자연적/신비한 존재이고,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순진무구한 처녀이면서도 가사를 즐겁고 완벽하게 처리하는 '처녀 어머니'의 환타지라는 점에서는
   고전 공주 캐릭터들의 직계이지만, 백치미를 갖춘 이계의 공주님이니까 말야. 동그란 푸른 눈에
   긴 빨간 머리라는 디자인도 관객의 연상을 의도한 듯해.

F : 맞아, 맞아! 옛 사랑 에리얼 덕에 영화가 두 배로 재밌었다니까~

K : ....옛 사랑 에리얼이라니, 불길한 표현이로군.

F : 어라? 정체성을 부정하는 거야?? 너도 최근작(?) 중에는 인어공주를 제일 좋아하잖아!

K : 그, 그렇긴 하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필터를 사용해서 보면 경고음이 수십 번씩 울리지만
     안데르센의 그 잔인한 동화를 해피 엔딩의 10대 소녀 이야기로 각색했던 디즈니 버전은
     범생이 소녀에게 상당한 파격으로, '발상의 전환'이라는 단어를 강렬하게 각인해 주었으니까.
     게다가 당시에는 몰랐지만, 간접적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접한 기회 아니었겠어.

F : 에리얼 목소리 만쉐이! 'Part of your world'에 주제가상 후보 자리조차 내주지 않은 아카데미
     아웃트!

K : 모처럼 공감 가는 의견이로군.

F : 당연하지! '인어공주'는 말이야, 디즈니가 오덕 단체임을 커밍아웃함으로써 동지들과 연대한,
    무서우리만치 솔직한 작품이라고.

K : ......하?

F : 생각해봐! '인어공주'에게 가장 소중한 재능이 뭐지?

K : 목소리지.

F : 세계 최고의 미성이라는 설정이면 세계 최고의 미녀라는 설정의 벨 따위 즐!

K : ...20대가 다 되도록 할리퀸 중독자로 남은 채 가택이나 무단 침입하고 올바른 상황 판단 능력
     마저 결여한 벨은 나도 싫지만 그게 무슨 상-

F : 애니메이션계에서는 목소리가 최고라능! 고로 '인어 공주'는 성우 찬가라능!

K : ....저기요?

F : 아직 멀었어! 에리얼이 전혀 쓸모없는 희귀품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콜렉터의 모범적 자세.

K : ....육지 위가 아키하바라냐?

F : 급기야는 좋아하는 캐릭터의 등신대 피규어까지 구비..

K : ....내가 아버지라도 화내겠네.

F : 그 아버지인 트리톤이 디즈니 계에서는 보기드문 미중년이라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함.

K : 아, 네.

F : 세바스찬은 대놓고 음악 오덕.

K : 그야 지휘자니까.... 음.... 뭐.... 치아키도 작가가 공인한 클래식 오덕이지만...

F : 기법 측면은 또 어떻고? 바닷속을 표현한답시고 에리얼 머리카락에 완전 힘준 것 좀 봐.
    애니메이터들이 완전 모리 카*루를 능가하는 머리카락 페치야 -_-

K : 그러고 보니 후속작들에서 그 정도 정성으로 머리카락을 그린 적이 없긴 하군;;

F : 그런 데서 ㅎㅇㅎㅇ 하다가 기력 및 예산 부족으로 발생하고 만 듯한 작붕들이 내 가슴을
     아프게 해. 아, 그러고 보니 인어 공주의 설정 자체가 동물화 모에라는 얘기를 까먹었-

K : 야.

F : 뭐야, 아직도 반론해 보겠다 이거야?

K : 아니. 그냥 우리 주제가 '마법'이 아니었는지 몰어보려고.

F : .....

K : ......

F : 어쨌든 '마법' 결과물은 잘 나왔더라. 디즈니의 공주가 '현실'에서 적당히 성숙해지는
    과정도 꽤나 설득력이 있고.

K :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에이미 아담스의 공로가 아주 크다고 봐.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가 장난
     아니더라. 만화 캐릭터의 실사판이라 자칫 했으면 우스꽝스러웠을 텐데, 생기 넘치는 설득력으로
     가득했거든. 그에 반해 남자 주인공인 로버트는 어찌나 매력이 없던지 -_- 폭탄 왕자라는 전통까지
     계승할 필요는 없잖냐, 디즈니! 라고 외치고 싶었다니까. 비중상 불가피하기도 했겠지만, 에드워드
     왕자도 다소 등한시된 것 같아 아쉬웠지.

F : 디즈니의 노선상 남자들은 어쩔 수 없지 않을까? 효자 노릇하는 건 왕자 마케팅이 아니라 공주
    마케팅이니까.

K : 음, 역시 마녀에게 입체성을 바라는 것만큼이나 부질없는 바람이려나. 자기 패러디의 태생적인
    한계라고 봐야 할지도.

F : 그래서 다음 행보가 꽤 궁금하기도 해. '마법'이 과연 미녀를 깨우는 키스가 될 것인가,
    죽음의 독사과가 될 것인가...

K : 디즈니식으로 말하자면 어느 쪽이든 해피 엔딩으로 끝날 텐데?^^ 그나저나 이걸로 '마법' 잡담이
    종료되는 건가;

F : ....간만에 오랜 추억 갖고 좀 불탔더니 힘들다능. 다음에 더 잘하자능.
    여러분, 디즈니에 대한 추억이 있으시다면 '마법' 꼭 보세요!

K : 이따위로 했는데 과연 다음 기회란 것이 올는지 매우 회의적이다 -_-



Posted by 깃쇼
시청자 태반이 불면증 등 심각한 후유증 앓아

   대학원생 이서진 씨(28세, 거명)는 금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11시 기상이다. 과중한 학업에도 불구하고 MBC에서 방영하는 100분 토론만큼은 반드시 시청하기 때문. 그러나 문제는 오전 12시 10분이라는 방영 시간이 아니다.
   "손 교수님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려 잠을 잘 수가 없다." 이 씨가 한숨을 토했다. 이어 "방송이 종료된 후에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금요일 스케줄을 비워놓고, 목요일을 중심으로 일주일 주기를 측정하고 있을 정도" 라며 당 프로그램이 일반 시민의 일상에 미치는 악영향을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 "새벽 3, 4시까지 실시간으로 채팅을 하는 네티즌들이 무수한 만큼 나 같은 사람이 즐비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방송의 그늘"서 춤추는 '사이버 숭배'... 한 해 경제적 손실 28억에 달해

   실제 인터넷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목요일에는 수많은 네티즌이 우수한 수면 시간인 4시간을 미처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00분 토론 방영을 전후로 무엇을 하는가'라는 설문 대상자 중 '프로그램만을 시청하고 곧장 취침한다'는 응답은 10%에 그쳤으며, 무려 82%가 '네티즌들과 의견을 교환하기 위하여 늦게 잔다'고 대답하여 충격을 주었다. 심지어 기타 의견인 약 8% 중에는 '손 교수의 짤방(글에 첨부하는 사진 혹은 그림)을 제작하기 위하여 밤을 지새운다' 거나 '교수님 목소리(손석희의 시선 집중)를 듣기 위하여 깨어 있는다' 등의 의견도 제기됨으로써 특정 방송인에 대한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표출하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MBC가 손 교수의 인기를 악용하여 토론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당 프로그램 출연 패널들의 사진을 열거하여 외모를 비교하는 일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는 출연 제의를 받는 수많은 전문가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물론 토론 문화의 희화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지닌다. 익명을 요구한 전(前) 출연자 주 모 씨는 "늙는 것도 서러운데 대한민국의 미중년 1%에 속하지 못하면 죽으라는 말이냐"며 개탄한 데 반하여 아고라 이용자 최 모 씨(26세, 여)는 "패널들은 모두 입 다물고 손교수만 말했으면 좋겠다"는 극단적 발언을 서슴치 않기도 했다.
   이 같은 인터넷 주도의 숭배 현상 결과 '100분 토론'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한 해 28억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손 교수의 사진이나 음성 파일 등을 수집, 제작하느라 회사원들이 근무 시간을 남용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학업 시간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의사인 이성길 박사는 "손 교수에 대한 숭배 현상은 정상적 중년 남성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여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대로라면 미중년 강박증으로 인하여 성형 중독 및 정신과 상담 등 국가 손실이 엄청날 것"라고 일침을 놓았다.

"30년 이상이면 노화 시작된다" "방청만 해도 젊음 회복" 등 흡혈귀 괴담, 도강 권유... 도덕성 파탄나

   지금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근거없는 괴담이 퍼지면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손 교수의 20년 전 사진과 현재 사진을 병렬한 후 "이 추세라면 30년 이후에는 노화가 시작된다. 그 전까지 미모 안전"이라고 말해 네티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연세를 고려하면 사실 20년 후라고 봐야 하지 않느냐" "그럼 20년 내로는 전혀 늙지 않는다는 것인가, 비과학적이다" 등등의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급기야 '뱀파이어설'까지 등장한 것. 손 교수가 순수한 한국인이 아니며 전설에 나오는 뱀파이의 후손이라는 것이 괴담의 요지다. 그러자 그 동안 잠잠했던 '외계인설' '엘프설'까지 재등장해 루머 확산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방청만 해도 젊음이 회복된다" "직접 보는 손교수와 방송으로 보는 손교수는 다르다" "한국인이 미중년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와중 한편으로는 "출신 성분이 불순한 사회자는 축출되어야 마땅하지 않은가"라는 이성적인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손 교수에 대한 인터넷 괴담은 대학가까지 전염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성적 판단을 잃은 채 그릇된 동기에서 손 교수가 강의하고 있는 S여대에 도강(신청하지 않은 강의를 훔쳐듣는 일)을 가려는 세력이 생겨나고 있는 것. 심지어 본교 학생이 아닌 타 대학 졸업생, 직장인, 주부들까지 음모에 가담하려는 움직임이 일어 순수해야 할 학문 영역에서의 도덕성 파탄마저 예고되고 있다.
   문화평론가인 한 대학 교수는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며 "장년 남성을 타겟으로 했다는 점에서 외모 지상주의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신호다"라고 분석하고 "어르신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해서라도 손 교수를 아이돌로 옹립하려는 세력을 말소하고 MBC측은 시청자를 현혹하는 방송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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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충분히 찌라시스러운가요? 이 짓도 한동안 안 했더니 감(.....)이 떨어지는군요.
이상 서퀴옹에게 불타고 있는 모 씨를 위한 스페샤루 포스팅구였습니다.

........라고 끝내려고 했는데 위 기사에서 언급한 세력이 현실로(!).

증거.



 

Posted by 깃쇼

운하 반대

街 -일상- 2008/06/11 16:08
운하 반대

아무리 말해봐도 어쩔 수 없네
저기 파란 지붕이 놈 집인 걸
반론을 내밀어도 재고가 없네
노래하던 산천도 멀리 날아가네
파지 마라, 파지 마라, 파지 말아라
우릴 위해 한 번만 포기를 해주렴
나나 나나나나 쓰라린 촛불 안고
오늘밤도 그렇게 울다 잠이 든다


기회를 다 주어도 대화가 없네
사랑하고 싶지만 삽질뿐인걸
나는 운하반대 어쩔 수 없네
손을 잡고 싶지만 계속 독주하네
파지 마라, 파지 마라, 파지 말아라
우릴 위해 한번만 귀를 열어주렴
아아 외로운 밤 쓰라린 촛불 안고
오늘밤도 그렇게 울다 잠이 든다
울다 잠이 든다 울다 잠이 든다

Posted by 깃쇼
TAG 운하
 너무 오래 글을 안 썼더니 도리어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게끔 되는 상황 도래;(몇 번째냐...)
 
별 수 없이 긍정적으로 평가내린 이런저런 작품들을 모아 자동기술해 봅니다.

1. 라따뚜이 - 악동이 걷는 정도(正道)

  아아, 쥐! 귀여운 쥐!

 완성도만 따지자면 지금까지 보아온 버드 감독의 작품 중 가장 떨어지는 축에 속합니다. 인물 간의 갈등이
설정에 비하여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된다든가, 클라이막스가 다소 밍숭맹숭하다든가 보는 도중에도 종종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바꿔 말하자면, 갑작스레 교체 감독으로서 투입되었으면서도 이 정도의
만듦새를 보여주다니 역시 대단한 사람이에요.

 뭐니뭐니해도 가치관의 차이에 따른 세대 간, 가족 내 갈등과 같은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오덕들까지  만족스레 즐길 만한 요소를 퐁퐁 잘도 섞어 요리해 냈더라고요. 전자는 많은 영화 비평들이 다루었을 게
분명하니 후자만 가볍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링귀니를 조종하는 레미의 모습, 어렸을 때 참으로 많이 봤던 주종(?) 관계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로봇을 조종하는 소년 대신 동물, 그것도 페스트나 옮기는 시궁쥐 따위가 말 그대로  머리 위에 올라앉아 만물의 영장이신 사람을 꼭두각시 마냥 다룹니다.  감독의 데뷔작인 '아이언 자이언트'는 어땠던가요? 거대 로봇이 소년의 힘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캬주기 위한 도구가 되기는커녕 ET처럼 지구인과 우정을 나누고, 스스로 수퍼영웅에 가까워지기에 이릅니다. 수많은 로봇 아니메에 대한 직접적인 풍자라고 하면 과장일지 모르지만, 감독이 주류 소년 아니메에 대하여 갖는 시각을 짐작하게끔 하더군요. 링귀니의 결말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련의 소년 만화라면 '노력과 근성'으로 '숨겨진 재능'을 계발해서 아버지를 능가하는 요리사가 되었다 어쩌구 저쩌구 하는 이야기가 되었겠지요. 하지만 감독은 냉혹할 정도로 그런 요소들을 배제해 버립니다. 관객이 끝내 발견하게 되는 링귀니의 재능이라면 서빙(!)이니까요. 혹자는 그에 반해 큰 노력 없이 성공하는 레미를 보며 '결국 재능이 전부라 이거냐'고 비판한다고도 합니다만, 레미에게는 재능뿐만 아니라 원하는 일을 위하여 목숨을 던질 정도의 용기와 가족과의 결별도 감내하는 결단력도 분명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때문에 링귀니를 '최고의 요리사'로 만들어주지는 못했을 망정 사랑하는 이에게 데려다 주었지요. 아, 쥐에게서 사랑과 인생을 배우다니!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라는 문장 속의 '요리' 앞에는 삶의 단어들을 요리조리 채워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감독이 디즈니의 가족애~ (피상적인) 인류애에 영합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주인공은 '스튜어트 *틀'처럼 팬시화된 쥐가 아니거든요. 부엌에 벌떼처럼(...) 모여든 쥐떼의 모습에는, 어른에게 징그러운 벌레를 던져놓고 낄낄대며 그 반응을 즐기는 악동스러운 통쾌한 괘씸함이 있습니다.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의 못 말리는 장난끼는 엔딩 크레딧 끝까지 꽉꽉 들어찹니다.

 참, 애니메이션 표현에 대한 언급을 빼먹긴 했는데, 사실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요? 숨을 할딱거리는 소형 동물의 정확한 움직임이나, 젖은 털 등의 질감 묘사는 종종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깜빡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어디까지 가는 것인가! 싶은 픽사의 기술력을 새삼 칭송하는 것은 체력과 지면 낭비라고요~

 끝으로 - 피터 오툴 씨 러브러브러브러브 T_T


2. 본 얼티메이텀 - 봉이 웹선달

  본명, 본격에 이어 본좌(...) 등장. 어김없이 신나고 숨차고 두근두근하는 액션 첩보 영화였습니다.
 그린그래스 감독은 특정 조직 내에서 하부의 상황 전달과 상부의 명령 조치가 오가는 장면을 다큐멘터리풍으로 찍는 것을 좋아하는데, 얼핏 액션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이 기법이 본 시리즈와 잘 맞아떨어기에 아주 재미가 쏠쏠합니다. 하긴 지금까지의 첩보 영화를 계승하는 주제에, 기억상실증이라는 한국멜로 영화에서 날치기한 듯한 주제를 가지고 동안의 엘리트 배우를 데려다 액션 첩보물 시리즈를 만들었으니 시작부터 위와 같은 기묘한 즐거움은 예정되어 있었을지도요. 그린그래스 감독이 본격을 맡으면서부터 멋지게 심화되었을 뿐.

  봉이 시리즈가 주는 쾌감은 현대인의 폐부를 정확히 찌르는 데에서 솟아나옵니다. 아아, 나는 누구인가~ 가만히 있는 사람을 괴롭히다니 내 상사는 악당임이 분명하며 정부는 찔리는 뭔가를 우리한테서 숨기고 있는 거야! 이런 정체성의 고민은 고맙게도 음모론이 진실이었음이 드러나면서 동시에 해결되지요(시리즈 내내 봉이는 모른다 해도 관객으로서 우리는 위와 같은 결말이 나리라는 것을 압니다). 무지 설득력 있는 연기력으로 고뇌하는 영웅은 고급두뇌 집단과 최첨단 기술을 약올리면서,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 유럽 횡단 액션을 홀로 이끌어갑니다. 활극에 대비되는 다큐멘터리식 연출은 기계적 관료 체제의 정확함과 신속함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무기질적 둔중함과 무능함을 증언하는 효과를 가져오지요. 아, 물론 활극 장면에서의 카메라 흔들기가 지나치게 정신없기는 합니다. 남녀 주인공의 투샷 장면에서도 진정할 줄을 모르는 이놈의 카메라는-뭐, 심리적 불안을 표현했음 어쩌구 할 수도 있겠으나-  싸움씬에서 '나는야 핸드헬드'를 줄창 외치는 통에 격투의 미를 감상할 수가 없습니다. 혹시 의도한 걸까요? 이 영화는 현대 사회의 정체성 혼란, 경직된 시스템, 네오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으므로 일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선사하는 폭력의 쾌락은 줄 수 없다? 음, 그런 것 치곤 잘도 대중들에게서 돈과 아드레날린을 뽑아내고 있잖아! :D
 
  그러고 보니 영국의 온건 좌파(라고는 하나 본래 조용하게 신랄한 것이 무서운 법;)언론인 가디언지 기자를 등장시켜 자신의 성향을 새삼 표출한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영화 보며 낄낄 대다 집에 와서  진짜 가디언지 기자의 리뷰 를 읽으면 더 웃겨요. 이 아저씨 SW 때도 탁월한 독설을 자랑하시더니, 봉이랑은 신나게 농담 따먹기를 하시는군요; 리뷰의 반 이상이 영화 속 가디언지 기자 이야기(우하하하), 이제야 제대로 된 가디언지 기자가 나왔다는 둥, 그래도 진짜 기자였다면 인터넷 카페에서 블로그로 생황 중계를 했을 거라는 둥(한국이었다면 핸드폰으로 모블로깅했을 텐...), 가디언지를 읽다니 얼마나 바람직한 주인공이냐는 둥, 급기야는 대중 교통을 이용하여 환경 보호에 일조한다고 칭찬해 주고 있습니다. 아이구, 웃겨라;;

  여하간 무한 체력의 소유자이자 6개 국어를 구사하는 봉이를 뒤로 하고 나오며 요즘 나태해진 자신을 단련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다른 히어로물은 보면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 왜 봉이를 보면 이럴 결심이 서는 지 모르겠군요. 아마 맷이 만만해 보여서...

  하지만 그리스 해변이라면 몰라도 양재천을 곁에 끼고 달리고픈 충동은 별로 일지 않습니다 T.T


3. 엘렉트라 (그리스 국립극장)

 의외로 앞의 내용이 길어진 데다 이쪽은 사실상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으니 그냥 짧게;

원작에 얽매이는 건 상당히 싫어하는 편입니다만, 이건 뭐 보는 도중에도 보고 나서도 '역시 본토;'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극히 일부를 빼놓고는 배우들도 최고, 코러스 활용도 최강(그리스 비극이 공연 예술이 여러 장르로 분화되기 전의 원형적 형태라고는 해도, 소리의 리듬감도 움직임의 강약도 어찌 그리 훌륭한지...), 극히 모던해 보이면서도 고전적인 무대의 강렬함. 야외 원형 극장용 연출이라 아무래도 국립극장이 답답했다는 점 빼고는 정말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아, 그러니까 위에서 말한 한 마디란 말이죠-


 님하 짱드셈.

 ....T_Tb

Posted by 깃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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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K : 이건 뭐지? 공연 3주월 기념 포스팅?

F : 그 동안은 시간이 없었고 제반 환경이 받쳐주지 않았으며 사실 지금도 블로그질 재개하기에는 상황이 주절주절주절주절...

K : 크리스마스의 호두까기인형 마냥 고정 레퍼토리가 된 변명은 삼가라.

F : 그럼 이건 어때? '감히'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K : 하여간 소심하기는. 엄밀히 말해 완벽하다고 칭송할 만한 공연도 아니었잖아.

F : 여기에서 미적 감상과 예술적 감상의 차이를 논쟁하긴 싫어;

K : 그냥 생각해봐. 상당한 수준의 하울링이 두 번이나 있었지, 도입 부분에서 오리가 씨 성대가
     덜 이완되어서-  

F : 분명 삼계탕 탓이라니까!

K : 프로라면 기본적으로 음식 섭취에도 유의해야지. 게다가 소문대로 마아야는 라이브에 꽤나
     약해서 등장에 따라 불연속적으로 가슴 졸였다고.

F : 음, 후자에는 승복; 노래 실력보다는 목소리로 먹고 들어가는 편이니까.

K : 물론, 이번 공연에서는 마아야의 불안정성에 다른 요인도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불공평하겠지. 자기 노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넘버에 각종 코러스로 활약했으니
    얼마나 헷갈렸겠어.

F : 다목적 게스트였다고나 할까, 크크.

K : 프로그램 자체가 다목적 공연장을 염두에 두고 짜여진 것 같더군. 언플러그드부터 오케스트라까지..

F :  맞아, 쉬는 시간이 없어서 투덜거렸는데 오케스트라가 등장하는 순간 그 이유를 납득했다고.
     칸노 상으로서는 깜작 선물의 효과를 100% 즐기고 싶지 않았겠어?

K : 뭐, 그런 점에서 사실 몇몇 기술적 과오들을 지적하기가 미안하긴 해. 이만한 공연장에서 첫
     내한을 장식하는 칸노 상의 야심에 동반하느라 숨가빴을 기술 스탭들의 모습이 그려지거든.

F : 맞아, 세종 대극장의 음향 탓도 있고-

K : ...세종 시설 얘기는 하지 말자.

F : ...그래.

K : 아티스트 얘기로 돌아와서, 이 날 게스트 3인 중에서는 역시 야마네 마이 씨가 최고로 빛났어.
    실력 면에서든 자세 면에서든 감동적인 프로페셔널함을 선보였잖아.

F  : 진짜야! 특히 'Blue'를 부를 때에는 온 몸으로 영혼을 뽑아내는 듯한 목소리로 관객들이
    육체적 고통마저 느낄 지경이었다고.

K : 야, 갑자기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넘어가면 어떡해;

F : 소, 솔직한 감상을 위해 우리가 등장한 거잖아!

K : 알았다, 알았어. 정말이지, '라*나로크2' 콘서트였는데 하이라이트가 비밥이랑-

F : 에스카플로네!!!!!!!!!!!!!!!!!!!!!!!!!!!!!!!!!!!!!!!!!!!

K : ....였다니 의외였어. 중반까지는 그*비티 관계자도 일반 관객들도 만족할 수 있도록 매우 영리하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만 생각했는데 말이지. 아무래도 생소하고 상대적으로 소박한 라그2 음악
    연주 시에는 영상 자료도 활용하고, 귀여운 퍼포먼스도 다양하게 준비했어. 뿐만 아니라 신곡
    중간중간에 기존 곡들, 특히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삽입해서 객석 측이 집중력을 유지하게
    만들었지.
   
F : 아, 근데 난 라그2 때 등장하던 댄서는 별로였어. 춤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은근히 거슬렸어.

K : 음, 나도 그 부분은 약간 불만이었어. 아무래도 독무를 추기에는 무대가 지나치게 컸다고 봐.
    음악가에게 안무가 수준의 공간 활용을 기대해서는 안 되겠지만, 좀더 음악에 어울리는 연출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번 공연의 거의 유일한 불만 사항이야.
 
F : 유일한? 아까는 완벽하지 않은 공연이었다며?

K : 소소한 단점은 약간의 해명을 곁들여 논의했잖아. 아, 오케스트라 연주를 성토하는 걸
    소홀히 했군. 연주곡이 메들리인데다 연습 기간이 짧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음색이
    흐릿하고 좀 성길었어.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 아니면 칸노 상의 독특한 지휘 스타일-
 
F : 아, 칸노 상의 닭벼슬 머리! 무대에 짠! 나타나셨을 때 나는 칸노삐야 성인인 줄 알았다고, 흑흑.

K : 푸하하하, 칸노삐야 성인! 외계에서 강림하여 한국 관객들을 정복해 버린 칸노 상이로구나!

F : 칸노노 중사 >_<

K : .......

F : ...죄송합니다.

K : 여하튼 결론은, 지난 6월의 내한 공연이 선사한 감동은 그 모든 결점을 커버하고도 남음직했다는
     거지.

F : 에스카플로네!!!!!!!!!!!!!!!!!!!!!!!!!!!!!!!!!!!!!!!!!!!

K : ...그래, 에스카 얘기로 넘어가자.

F : 으흑흑흑, 에스카~~ 에스카~~~~~~~~

K : 인간의 말을 해!

F : 어, 그럼 먼저 사과를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K : 사과?

F : 공연의 절정에 에스카가 있었으니 왠지 다른 애니 팬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 같아서.

K : 그렇다면 그*비티 측에 우선 사과해야 하지 않나?

F : .별로. 막판에 표 풀렸던 거랑 OST를 생각해봐!

K : 음. 그래도 주최측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F : 난 아직도 VIP석만 화면에 가득하던 대극장의 좌석배치표를 생각하면 이가 갈려!!

K : ...에스카 얘기 하자.

F : 에스카가 클라이맥스를 이룬 건 정말 뜻밖이었어. 거의 나오지도 않을 줄 알았거든.

K : 왜? 한국에선 꽤 인기였는데.

F : 쇼케이스에서 칸노 상이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을 때 에스카는 쏙 빠져있어서.
     게다가 지인의 전언으로는 칸노 상이 에스카를 옛 작품이라 좀 기피하신다고 들었고.

K : 그런데 용케 관람할 결심을 했군.

F : 그게.... 쇼케이스에서 '카탈리나의 테마'를 직접 듣는데 가슴이 뭉클! 하는 거야. 대항해시대를
     즐겁게 플레이하긴 했지만 팬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역시 시간의 힘이 무섭긴 무섭더라.

K : 현존재의 시간성인가. 다음 내한 공연을 위한 초석이 되자는 타산적인 이유에서 예매한 나로서는
    조금 쑥스럽다.

F : 그쪽이 시간성이구만, 뭘. 하지만 M 님 말씀대로, 다음 내한이 아무리 높은 완성도를 지닌다
    하더라도 절대 첫 공연만한 감동의 도가니탕은 될 수 없어.

K : 이번 공연을 함께 하지 못한 칸노상 팬들의 가슴에 대못을 치는군;

F : 사실인 걸! 특히 에스카 팬들에게는 말야. 나로서는 방금 말한 대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엄청나게 충격을 받은 케이스지만.

K : 그래도 마아야가 게스트로 출연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잖아?

F : 마아야가 에스카만 불렀나, 뭐. 물론 '반지'는 나올 줄 알았지, 한글로. 옛날에 해본 적도 있겠다,
     그것만큼 한국 관객들에게 잘 써먹을 곡도 없잖아. 그래서 공연 직전에 지인이 진짜 멋질 거라고
     말해줬는데도 '착한 녀석, 소외된 에스카 팬을 미리 위로해 주려고 하는구나'라고만 생각했어.

K : 그랬는데 '빛 속으로'가 나왔지.

F : 그것도 '아르쥬나'에 이어서. 네 말대로 음정이 불안정하긴 했지만 칸노 상의 피아노에 맞추어
     마아야가 '빛 속으로'를 부르는데..... 아아.... 에스카 꺼려하면서도 이 곡을 넣어주셨구나!
     고마워요, 칸노 상! 이거면 됐어요! 난 에스카가 이 놀라운 서비스로 끝일 줄 알았지.

K : 2000년에는 마아야가 성숙미를 조금 과장해서 위화감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서 훨씬 좋았어.

F : 응응. 그리고 중간에 백파이프가 나왔잖아? '약속은 필요없어' 해주면 좋을 텐데, 라고 혼자서
    부질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생각을 안 할수가 없었지.

K : 공연이 한참 무르익자, 'Blue'가 공연장을 삽시간에 달구었고-

F : 곧바로 한국어 반지 등장! 머리로 알고는 있었으나 막상 한글로 부르니까 가슴이 뛰더라. 관객들은
     미친 듯이 환호하지, 오리가와 야마네 상도 -컨닝은 했지만- 한글로 반지를 부르시지... 나의 이성은
     점차 휘몰아치는 열기에 휩쓸려나가기 시작했어.

K : 그리고 '반지'의 간주 중-

F : '약속은 필요없어'가 편곡되어 들어갔지!!!!!!!!!!!! 이성과 괴성을 맞교환했던 게 아마 이쯤이었던 같네.

K : 크크크크크....

F : 야, 너도 같이 맛갔던 주제에 그렇게 웃지 마!

K : 내가 뭘?!

F : '반지'가 끝나고, 관객들의 환호성이 잦아들기가 무섭게 칸노 상이 '약속은 필요없어'의 반주를
    두드리기 시작하자 "나를 죽여라, 죽여!!"라고 외쳤잖아!

K : 그, 그, 그건 한가운데인 우리 앞 줄이 공석이라 세 배 열심히 성원하려고-

F : 그래서 한글가사로 부르기 시작했을 때 그렇게 큰소리로 따라불렀냐???

K : 한글판 가사를 모르는 사람도 많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F : "그대의 그대의 그 눈빛~  모든 슬픔 전부 씻어주네~
      그대의 그대의 환한 미소~ 내 맘 속 가득히~"

K : ...............

F : 아, 정말 죽는 줄 알았어. 파리넬리가 노래하면 쓰러지는 여자들 심정이 미친듯이 이해가 갔어 T_T

K : 그건 '작은 죽음'이지, 우린 진짜 심장 마비로 죽을 뻔했다고.

F : 게다가 에스카 팬의 마음을 500% 만족시킨 '약속은 필요없어'가 끝이 아니었잖아.
    오케스트라로 "Flying Dragon", "Dance of Curse"가 짤막하게 연주된 데다-

K : 다른 곡들과 달리, 에스카 엔딩곡인 "The Story of Escaflowne" 가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되면서
    오케스트라 음악을 마무리했지.

F : 난 그 음악이 시작될 때부터 '이건 반칙이잖아요, 칸노 상'이라고 생각하면서 금방 끝나기를
    기다렸어. 그런데.. 그런데 끝나지가 않는 거야. 중간에 다른 곡으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해서
    들려오는 거야. 함께 했던 모두와 작별하는 히토미를 실어올려보냈던 그 선율이, 정말이지
    이 기적 같은 공연의 대미를 다시금 다지면서 세종 대극장에 울려퍼지고 있는 거야.

K : ....

F : 수많은 다른 팬들도 그렇겠지만, 난 에스카의 엔딩을 보기까지 엄청나게 고생했어. 테이프를 구하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어. 처음부터 이 작품은 인기가 없어서 9화부터는 불법 테이프의 자막조차
    나오지 않았지. 기다리다 못해 무자막 비디오를 계속해서 돌려보면서 일본어를 깨우쳤어.
    그렇게 대사를 해석한 후 다음편을 보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위해 몇 시간이고 연사 노릇도 했지.
    이 곡이 수록된 '러버즈 온리'가 국내에 수입되지 않아, 지인의 지인을 통해 홍콩에서 조달했던
   기억도 났어. 에스카는 결국 기대했던 만큼 놀라운 작품이 되지 못했지만, 이미 나에게는 상관이
   없는 일이었어. 작품을 통해 생각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해준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사랑하는 친구가 되어 있었으니까.

      이 공연도 마찬가지야. 네 말대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에스카와의 관계를 스스로 쌓아온
     나에게는 다시 없을 만남이었어. 에스카를 사랑하면서 겪었던 온갖 슬픔, 기쁨, 서러움, 분노...  
     칸노 상은 내가 잊었으리라 생각했던, 마음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던 그들을 가느다란 지휘봉
     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고는 정화해 주었어.        
      소리내어 울 수조차 없었어. 온 몸은 미세하게 떨릴 뿐 움직이지도 못했고. 오직 거짓말처럼
    눈물만이 주룩주룩 흘렀어. 무언가가 조용히 깨진 것처럼, 그 따스한 물줄기가 나란히,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지.
      마침내 모든 소리가 사라졌을 때 박수를 쳤던가? 모르겠어. 아마 못 쳤겠지. 젠장, 번개라도 맞은
     듯한 머리를 한 저 조그만 아줌마가 무슨 짓을 한 거야? 10년도 넘게 기다리게 했다고 야단쳐줄
     생각이었건만.

K : ....

F : 야, 울지 마!

K : 너 때문이잖아!

F : 오리 아줌마 탓이지 내 탓이야?!

K : 기운 빠져서 쇼케이스 때의 메들리에 '탱크!'가 빠지고 대신 '푸른 눈동자'가 추가된 거랑,
      칸노 상 주최 만담, 네거티브 화면으로 칸노 상이 보낸 깜직한 한글 메시지 등을 얘기할
      수가 없잖아!

F : 괜찮아, 애초에 에스카를 위한 후기였다!

K : 칸노 상이 아니고?

F : 괜찮아, 난 칸노상 빠순이다!

K : ...어리석은 녀석.

F : 뭣이?! 칸노 상을 욕하는 녀석은 다 내 적이다!!

K : 이 긴 대화를 나눴으면서 아직까지도 칸노 상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한단 말이야?

F : 아냐, 난 칸노 상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어!

K : ....칸노 상은 말이지, 에스카 팬들을 극도로 혐오해.

F : 너, 너, ㄴ.ㄴㅇ리하ㅓㄹㅇㄴ히ㅏㅈ돤아..$%22#4%&%*&%* !!

K : 생각해봐! 넌지시 허위 정보를 유포하여 공연에 대한 에스카 팬들의 기대치를 최대한 낮추고는
     에스카 광팬의 망상 속에서나 가능했을 퍼포먼스를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이며 폭격함으로써
     사람들을 몇 번이나 생명의 위기에 몰아넣었잖아!

F :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K :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에스카 에스카 거리고 있으니 얼마나 무시무시했겠어!
    음악을 이용해서 대량학살을 도모하다니 과연 천재는 달라. 6월의 콘서트는 자국의 새로운 컨텐츠
    에 대한 수요를 확충하기 위한 일본 정부 차원의 음모였어!

F : ...기쁘다.

K : 뭐?!

F : 안 죽고 살아남아서, 칸노 상을 살인자로 만들지 않았잖아. 기특하다, 나!

K :  ...미쳤구나.

F : 누가 할 소리.

K : 그래, 빠순이를 상대하다니 어리석지.

F : 얼토당토않은 음모론자가 지금 뭐라는겨?

K : 친구 된 도리로서 다음 내한 때 모든 진실을 밝혀주마.

F : 다음 내한?!?! 언젠데?!?!?!

K : 현재로선 미확정이지. 그래도 이번 공연만 봐도 한 가지는 확실하잖아?

F : ..아!


강하게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질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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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깃쇼

 뒷북이지만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해리 포터 부모 세대 한국 앤솔로지가 발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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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파파(FaFa)

발간일 : 2007년 8월 26일

사양 : B5 size, 250페이지 내외, 이중표지+날개+박

가격 : 4900원(예약자에 한하여 고정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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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완간을 맞아 참가 멤버 전원이 전력 질주 중입니다. 예약자를 위한 빵빵한 특전도 준비 중 :)
자세한 정보 및 예약 관련은 홈페이지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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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fafa.er.ro



참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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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까지 이런저런 원고 마감이 세 개인 관계로 8월 말까지 계속 잠수 좀 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T_T 답글도 복귀 후 달게요.

  어떤 일이 있어도 칸노 상 공연 후기는 충실히 쓰고 말 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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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깃쇼
 ....칸노 여사님 콘서트 후유증이 지나치게 극심해서
프롤로그인 셈 치고 2000년에 작성했던 에스카 극장판 로드쇼 관람기를 블로그에 올립니다.

나우 ANC에 등록했던 텍스트로, 비웃길 만큼 대단히 부끄러운 졸문이지만 자료의 의미도 있겠다 싶어
가감 없이 그대로 옮깁니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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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깃쇼

  5월 9일에 있었던 칸노 요코 쇼케이스에 다녀왔습니다. 기자회견이라는 소식에 홍보 대리로 갑작스레 참석하게 되었습니다만, 알고 보니 팬미팅을 겸한 미니 콘서트라는 컨셉으로 열린 자그마한 행사였습니다.

  행사 일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칸노 요코 대백과 사전에서 재인용).

명칭 : 라그나로크2 콘서트 개최 기념
        칸노요코와 함께하는 라그나로크2의 밤


*식 순
18:30~19:00 Ice Breaking Dinner/Photo Zone/Multimedia Show, 포토존/식음료제공,

19:00~19:15 Part1. MC(개그맨 김기욱)
                 1. Lagnarok Opening 라그나로크2 메인홍보영상 상영
                 2. 관계자인사말 및 콘서트개요발표

19:15~19:30 Part2.
                 1. Kanno Yoko 박영우 감독, 이명진 작가 소개
                 2. Kanno Yoko 소개 및 인사말
                 3. 질의응답시간

19:30~20:10 Kanno Yoko Conc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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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내부


 앰포리아 애니 홀은 라그나로크와 칸노 요코 씨의 현수막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하얀 테이블들은 간단히 요기를 하거나, 여러 가지 라그나로크 홍보 물품, 칸노상에게 보내는 짧은 메시지를 모으는 유리병을 얹는 용도로 활용되었습니다. 담소를 나누거나 촬영 준비를 하며 오가는 기자들, 그라비티 직원들, 팬클럽 회원들.

 사진의 맞은 편으로 2m 정도의 계단을 내려가면 약 50여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다용도 공간에 들어서게 됩니다. 계단 난간에는 무대를 향하여 다양한 언론 매체의 카메라가 즐비해 있었습니다. 7시 남짓 되자, 홀은 앉을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빽빽하게 사람들이 들어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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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원작자 이명진씨와 감독, 사회자를 맡았던 김기욱 씨



 20여 분 간 게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이루어진 후, 박수 소리와 함께 칸노 요코 씨가 등장합니다.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자 박수 소리는 한층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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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노 상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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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통역을 맡으신 그라비티 임원 분과 칸노 상, 김기욱 씨

 라그나로크 음악에 대한 설명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시는 칸노 요코 상. 정확한 발음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청해가 가능할 수준의 한국말로 평화와 온기, 동물과 괴물(^^)에 대한 애정을 토로하십니다. 특정 작품의 작곡을 맡게 되면 자신이 주인공이라 생각하며 작업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음악을 만드셨다는 비화도 슬쩍 공개합니다. 코피 터질 정도로 근사한 콘서트가 될 거라는 말씀에는 귀여운 자신감이 가득.

 그리고는 정말로 코피 터질 정보를 터뜨려 주십니다. 이번 공연에는 게스트로 야마네 마이 상, 오리가 씨, 사카모토 마아야 상이 출연할 예정! 뒤편에서 팬들의 환호성이 폭발합니다.

 열기가 식기도 전에, 이번에는 와타나베 신이치로 상이 특별 제작한 '칸노 요코 뮤직비디오(가칭)'가 상영됩니다. 마크로스 플러스,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카우보이 비밥, 브레인 파워드, 턴에이 건담, 지구소녀 아르쥬나, 울프스레인, 공각기동대 TV판, 창성의 아쿠에리온- 음악과 손잡게 영상이 화려하게 달립니다. 마지막은 라그나로크가 마무리했습니다.

 영상이 종결되자, 흐릿한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 무대 왼쪽을 보니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칸노 상이 'Tank'를 치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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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연주하고 계신 칸노 상


   카우보이 비밥, 마크로스 플러스, 턴에이 건담, 대항해 시대 등 많게는 20여 년 이상의 나이 차가 나는 음악들이 어머니의 두 손 끝에서 메들리로 빚어져 나옵니다. 라그나로크가 연주될 때에는 오른편에서 젊은 여성 춤꾼이 자줏빛 조명 속에서 춤을 추며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음악이 잦아들자 우뢰와 같은 갈채 속에서 팬들이 '앵콜'을 연호합니다. 그러나 '나머지는 콘서트에서 들어주세요~'라는 멘트로 무대는 끝나고 칸노 상도 작별 인사를 던집니다. 그에게 수여되는 팬들의 사랑 넘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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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전달받고 계신 칸노 상


 칸노 상의 환한 미소와 함께 짧은 행사는 막을 내렸습니다. 정식 일정 종료 후에는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가 있었던 모양입니다만,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진행되었던 행사입니다. 홍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참석자들을 배려하는 요소도 강했고요. 애니 홀의 서비스도 충실했습니다. 그러나 팬미팅뿐만이 아니라 기자들도 초청했다는 점에서 짚고 넘어가고픈 미진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우선 공간이 좀 협소하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위에도 썼듯이 참석 인원수에 비하여 의자가 부족했거든요. 서 있던 사람들은 외부 참가자가 아닌 직원들일 수도 있겠으나, 이동이 불편하고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했습니다. 또한 질의응답 시간이 보다 충실하지 못했던 점. 참석자들이 종이에 적어넣은 질문 중 임의로 세 개를 추첨하는 형식은 취재차 온 사람들에게는 당황스럽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렇다고 질문을 미리 선별했던 것 같지도 않고요. 그리고 콘서트 길이. 공개된 시간보다 무려 30분이나 짧습니다. 특별 영상을 고려하더라도 25분이나 차이납니다. 어쩌다 이런 오차가 났는지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마지막으로 통역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내부 행사인 만큼 전문성을 기대하면 안 되겠으나, 통역이 좀더 유연했다면 훨씬 매끄러운 진행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6월 20일에 있을 공연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들 만한 쇼케이스였습니다. 멋진 자리를 마련해준 그라비티&크레디아에 감사드립니다 :)



ps - 크레디아 측에서 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칸노 상이 난색을 표한 음악도, 지난 설문 조사 결과를 포함한 여러 자료들을 바탕으로 레퍼토리에 추가하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보세요! 한국팬들이 이렇게 원하고 있습니다!" 라고 증거(?)를 공유하며 설득하니 칸노 상도 납득하시는 모양이에요(복수 응답은 빨강으로 강조하여 정리한 자료를 보냈었습니다;). 짐작컨대, 사카모토 상 등 이미 결별한 아티스트가 게스트로 초청된 것도 그 덕분이 아닐까요.

새삼스럽지만 설문에 참가해 주신 분들과 크레디아측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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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깃쇼